#6. 경험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은 UX 디자인의 역할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UX 기획자/디자이너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우선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에 대한 정의부터 이야기해보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여러 정의 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물리적 세계가 가상 세계로 옮겨가는 현상", 쉽게 말하면 "아날로그로 하던 일을 디지털(웹, 앱, 소프트웨어)로 수행하게 만드는 것"을 소개하고 싶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사례로 주식 거래가 있다. 예전에는 주식을 종이로 발행해서 보관했고 (주식이 휴지가 되었다는 말도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 실제 거래도 증권사 지점이나 거래소에 방문해 종이로된 양식을 작성해서 진행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증권사에 직접 방문해서 거래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모바일 앱으로 진행하며, 증권사 내부의 업무들도 SI 프로젝트를 통해 시스템화 되었다.
1993년에는 주식이 종이로 되어있었다. 지금은 디지털화 되어서 증권사 계좌에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기업은 동종업계의 경쟁기업에 비해 이익이 26% 높으며, 기존의 물리적 생산능력으로도 9% 더 높은 매출을 올리며, 기존 제품과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더욱 높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014. 조지 웨스터먼 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런 효과들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업계에서 선택이 아니라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인한 변화와 성과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경쟁기업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고, 기업 각자가 처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이해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표면적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개선사항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도 같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 넷스케이프 창업자 Marc Andreessen은 유명한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글을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했다 (https://www.wsj.com/articles/SB10001424053111903480904576512250915629460). 그는 “영화에서 농업, 나아가 국방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주요 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운영되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제공될 것이며, 많은 승리자들은 실리콘 밸리 스타일의, 기존 산업 구조를 뒤엎은 기술 벤처 회사들일 것이다. 나는 십 년 후에는 더 많은 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 많은 부분을 새롭게 등장한 그 분야 최고의 실리콘 밸리 회사들이 해낼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주장하였고, 그의 예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 중심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UX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보통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된 업무나 프로젝트에서 UX 기획자/디자이너의 업무를 고객 접점의 프로덕트나 서비스의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즉 컨설턴트라 불리우는 분석자들이 상위 레벨에서 무엇을 만들지를 정하고 나면 (이를 일반적으로 프로세스 혁신 Process Innovation 업무라고 한다), UX 디자이너들은 정해진 무엇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좁은 관점이며, 제대로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직원의 업무생산성 향상에 대한 개선 뿐만 아니라 "경험 관점의 업무 방식에 대한 분석"이 포함되어야 한다 (경험 관점으로 분석을 하는 훌륭한 컨설턴트들도 많이 있다. 이런 분들이 진정한 Full-stack 컨설턴트가 아닐까 한다).
경험 관점의 업무에 대한 분석은 이전 글에서 소개한 사례들에 모두 적용이 되어있다. IBM-Apple이 만든 항공기 추가 급유 앱(https://brunch.co.kr/@dongseok17/2)은 항공기 조종사가 본인의 지식과 경험에 의지하던 것을 4가지 요인(바뀐 목적지, 지상이동 시간, 우회 시간, 공중대기 시간)으로 정의하고 이것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항공기 조종사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마도 IBM의 컨설턴트들과 Apple의 UX 디자이너들의 협업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4가지 요인으로 주유량을 정하도록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조종사들이 믿어줄 것인지에 대해서였을 것이다.
반도체회사 생산과정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UX 개선 사례(https://brunch.co.kr/@dongseok17/16)는 공정관리자가 하는 업무의 목적을 파악하고, 이 목적을 위해 직원들이 개별소프트웨어에서 수행하던 작업을 정리한 후에 한 화면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례이다. 이 또한 공정관리자의 업무 절차와 내용, 의사결정을 경험 관점에서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가능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프로젝트에 컨설턴트도 많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른 관점의 해결안을 제안했었다). 파네라 Panera Bread 사례는 더 정확하다 (https://brunch.co.kr/@dongseok17/4). CEO인 로날드 쉐이크는 "고객이 매장 방문 후 음식을 가지고 떠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매장에서의 모든 직원들의 업무를 경험의 관점으로 세밀하게 바라보고 작은 많은 것들을 개선하는데에 성공했다.
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들을 보면 고객용 모바일앱, 직원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선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일들이 함께 진행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모두가 함께 진행되어 만들어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후의 사용자 경험은 이 전의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바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을 위해서 경험 관점의 업무 분석은 꼭 필요하다.
위에서 논의한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모델으로 다시 정리해보자 (아래 그림). 컨수머 프로덕트의 경우 우리 UX 디자이너들은 사용자와 제품 간의 인터랙션과 UI를 디자인한다. 대부분의 전자제품, 소프트웨어, 웹사이트컨수머 제품은 시스템 기능 System Function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UX 디자이너들은 인터랙션과 UI에 집중할 수 있다.
컨수머 제품의 UX 모델: 제품과 고객과의 인터랙션과 UI가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경우 우리는 아래 그림처럼 사용자 (고객과 직원 둘다) 관련 제품의 UX 디자인은 물론이고 시스템 자체가 기획/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시스템의 동작방식, 업무처리 프로세스, 그리고 제약상황 (안되는 것이 많다)의 파악과 분석이 필요하고, 우리는 경험 관점으로 시스템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앞으로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이라고 부르겠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UX 모델: 고객과 직원의 인터랙션/UI 뿐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디자인 대상이 된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세가지이다.
첫째, 고객 채널(또는 터치포인트)의 경험을 심플하게 해야하며,
둘째, 직원 채널(또는 터치포인트)의 경험은 업무생산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 디자인하고,
셋째, 시스템의 업무를 사용자와 직원의 경험 관점에서 분석하여, 이를 혁신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짧게 말하면 컨수머 UX도 해야하고, 엔터프라이즈 UX도 해야하며, 프로세스 혁신 업무도 해야한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UX = 컨수머 UX + 엔터프라이즈 UX +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
UX 디자이너들은 컨수머 UX도 해야하고, 엔터프라이즈 UX도 해야하며,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 업무도 해야한다.
이 세 가지 UX 디자이너의 역할 중 컨수머 UX와 엔터프라이즈 UX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논의하였으므로 (https://brunch.co.kr/@dongseok17/17), 이번 글에서는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에 대해 논의하겠다. 프로세스 혁신은 Process Innovation을 담당하는 전문 컨설턴트나 고객 내부의 별도 기획 조직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UX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일지 막막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선행과제나 전략과제에서 수행하는 디자인 리서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그 분석 대상이 사람에게만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스템의 구성, 관련된 이해당사자와 협업 프로세스,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포함된 것이다.
예로 아래 그림은 쇼핑몰의 매장 광고 시스템 과제에서 가장 먼저 작성했던 산출물이다. 이 이해관계자 맵에는 쇼핑몰의 광고 업무에 관계된 부서/직원,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업무는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지 정리되어있다. 이런 업무 분석을 수행해야 내부의 시스템이나 여러 소프트웨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혁신해야 할 대상 프로세스도 정의 할 수 있다.
쇼핑몰 광고 관련 이해관계자 맵: 업무 분석의 하나로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상이 되는 시스템은 복잡한 내부 구조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의 구성, 데이터의 흐름, 전문가만 알 수 있는 업무, 복잡하게 얽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며 이 위에서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의사결정은 어떻게 일어나는지와 같은 것을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실제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하는 것은 "업무분석 Work Analysis"이며, UX 디자이너들이 가지고 있는 리서치 역량이 활용되어야 하는 곳이다 (엔지니어의 분석 결과와 우리 UX 디자이너의 분석 결과는 매우 다르다. 정말 다르다. 엔지니어들은 리서치 발견점과 결론을 너무 빠르게 정리하려는 성향을 가진다. 이점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논의하겠다).
사용자 중심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 리서치를 수행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범위가 사용자 뿐만이 아니라 직원과 그 직원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것으로 넓어진 것이다.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기존 IT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수행한 프로세스 혁신 업무에 비해 UX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리서치 결과는 기존에 찾지 못한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여러 동료들이 과제 의뢰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정리한 성공사례가 많이 있다).
또한 UX 디자이너들이 리서치 수행 후 "디자인 씽킹 Design Thinking"을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디자인 컨셉을 수립하는 것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도 UX 디자이너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로운 모바일 앱을 정의하기도 하고, 여러 웹사이트를 통합하기도 하고, 직원들 간의 빠른 소통을 위한 장치를 고안해 낼 수도 있다. 컨수머 UX와 다른 점은, 더 다양한 사람들과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며, 더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전문 부서들의 업무를 정리하는 것은 통합적인 관점과 고객 중심의 관점을 가진 우리 UX 디자이너들이 어떤 사람들보다 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 초기에 UX 디자이너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늦지 않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 경험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업무분석과 디자인 씽킹)는 다음 글로 하려했으나 그 전에 직원이라는 사용자의 특성과 이를 위한 UX 디자인을 먼저 정리하는게 먼저네요 ^^
#UX #엔터프라이즈 UX #Enterprise UX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DigitalTransformation #업무분석 #WorkAnalysis #디자인씽킹 #DesignThinking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UX연구소
#6. 경험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은 UX 디자인의 역할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UX 기획자/디자이너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우선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에 대한 정의부터 이야기해보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여러 정의 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물리적 세계가 가상 세계로 옮겨가는 현상", 쉽게 말하면 "아날로그로 하던 일을 디지털(웹, 앱, 소프트웨어)로 수행하게 만드는 것"을 소개하고 싶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사례로 주식 거래가 있다. 예전에는 주식을 종이로 발행해서 보관했고 (주식이 휴지가 되었다는 말도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 실제 거래도 증권사 지점이나 거래소에 방문해 종이로된 양식을 작성해서 진행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증권사에 직접 방문해서 거래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모바일 앱으로 진행하며, 증권사 내부의 업무들도 SI 프로젝트를 통해 시스템화 되었다.
1993년에는 주식이 종이로 되어있었다. 지금은 디지털화 되어서 증권사 계좌에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기업은 동종업계의 경쟁기업에 비해 이익이 26% 높으며, 기존의 물리적 생산능력으로도 9% 더 높은 매출을 올리며, 기존 제품과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더욱 높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014. 조지 웨스터먼 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런 효과들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업계에서 선택이 아니라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인한 변화와 성과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경쟁기업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고, 기업 각자가 처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이해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표면적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개선사항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도 같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 넷스케이프 창업자 Marc Andreessen은 유명한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글을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했다 (https://www.wsj.com/articles/SB10001424053111903480904576512250915629460). 그는 “영화에서 농업, 나아가 국방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주요 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운영되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제공될 것이며, 많은 승리자들은 실리콘 밸리 스타일의, 기존 산업 구조를 뒤엎은 기술 벤처 회사들일 것이다. 나는 십 년 후에는 더 많은 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 많은 부분을 새롭게 등장한 그 분야 최고의 실리콘 밸리 회사들이 해낼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주장하였고, 그의 예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 중심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UX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보통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된 업무나 프로젝트에서 UX 기획자/디자이너의 업무를 고객 접점의 프로덕트나 서비스의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즉 컨설턴트라 불리우는 분석자들이 상위 레벨에서 무엇을 만들지를 정하고 나면 (이를 일반적으로 프로세스 혁신 Process Innovation 업무라고 한다), UX 디자이너들은 정해진 무엇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좁은 관점이며, 제대로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직원의 업무생산성 향상에 대한 개선 뿐만 아니라 "경험 관점의 업무 방식에 대한 분석"이 포함되어야 한다 (경험 관점으로 분석을 하는 훌륭한 컨설턴트들도 많이 있다. 이런 분들이 진정한 Full-stack 컨설턴트가 아닐까 한다).
경험 관점의 업무에 대한 분석은 이전 글에서 소개한 사례들에 모두 적용이 되어있다. IBM-Apple이 만든 항공기 추가 급유 앱(https://brunch.co.kr/@dongseok17/2)은 항공기 조종사가 본인의 지식과 경험에 의지하던 것을 4가지 요인(바뀐 목적지, 지상이동 시간, 우회 시간, 공중대기 시간)으로 정의하고 이것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항공기 조종사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마도 IBM의 컨설턴트들과 Apple의 UX 디자이너들의 협업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4가지 요인으로 주유량을 정하도록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조종사들이 믿어줄 것인지에 대해서였을 것이다.
반도체회사 생산과정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UX 개선 사례(https://brunch.co.kr/@dongseok17/16)는 공정관리자가 하는 업무의 목적을 파악하고, 이 목적을 위해 직원들이 개별소프트웨어에서 수행하던 작업을 정리한 후에 한 화면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례이다. 이 또한 공정관리자의 업무 절차와 내용, 의사결정을 경험 관점에서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가능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프로젝트에 컨설턴트도 많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른 관점의 해결안을 제안했었다). 파네라 Panera Bread 사례는 더 정확하다 (https://brunch.co.kr/@dongseok17/4). CEO인 로날드 쉐이크는 "고객이 매장 방문 후 음식을 가지고 떠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매장에서의 모든 직원들의 업무를 경험의 관점으로 세밀하게 바라보고 작은 많은 것들을 개선하는데에 성공했다.
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들을 보면 고객용 모바일앱, 직원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선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일들이 함께 진행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모두가 함께 진행되어 만들어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후의 사용자 경험은 이 전의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바뀐다.
위에서 논의한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모델으로 다시 정리해보자 (아래 그림). 컨수머 프로덕트의 경우 우리 UX 디자이너들은 사용자와 제품 간의 인터랙션과 UI를 디자인한다. 대부분의 전자제품, 소프트웨어, 웹사이트컨수머 제품은 시스템 기능 System Function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UX 디자이너들은 인터랙션과 UI에 집중할 수 있다.
컨수머 제품의 UX 모델: 제품과 고객과의 인터랙션과 UI가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경우 우리는 아래 그림처럼 사용자 (고객과 직원 둘다) 관련 제품의 UX 디자인은 물론이고 시스템 자체가 기획/디자인의 대상이 된다. 시스템의 동작방식, 업무처리 프로세스, 그리고 제약상황 (안되는 것이 많다)의 파악과 분석이 필요하고, 우리는 경험 관점으로 시스템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앞으로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이라고 부르겠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UX 모델: 고객과 직원의 인터랙션/UI 뿐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디자인 대상이 된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세가지이다.
첫째, 고객 채널(또는 터치포인트)의 경험을 심플하게 해야하며,
둘째, 직원 채널(또는 터치포인트)의 경험은 업무생산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 디자인하고,
셋째, 시스템의 업무를 사용자와 직원의 경험 관점에서 분석하여, 이를 혁신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짧게 말하면 컨수머 UX도 해야하고, 엔터프라이즈 UX도 해야하며, 프로세스 혁신 업무도 해야한다 ^^)
UX 디자이너들은 컨수머 UX도 해야하고, 엔터프라이즈 UX도 해야하며,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 업무도 해야한다.
이 세 가지 UX 디자이너의 역할 중 컨수머 UX와 엔터프라이즈 UX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논의하였으므로 (https://brunch.co.kr/@dongseok17/17), 이번 글에서는 "경험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에 대해 논의하겠다. 프로세스 혁신은 Process Innovation을 담당하는 전문 컨설턴트나 고객 내부의 별도 기획 조직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UX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일지 막막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선행과제나 전략과제에서 수행하는 디자인 리서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그 분석 대상이 사람에게만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스템의 구성, 관련된 이해당사자와 협업 프로세스,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포함된 것이다.
예로 아래 그림은 쇼핑몰의 매장 광고 시스템 과제에서 가장 먼저 작성했던 산출물이다. 이 이해관계자 맵에는 쇼핑몰의 광고 업무에 관계된 부서/직원,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업무는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지 정리되어있다. 이런 업무 분석을 수행해야 내부의 시스템이나 여러 소프트웨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혁신해야 할 대상 프로세스도 정의 할 수 있다.
쇼핑몰 광고 관련 이해관계자 맵: 업무 분석의 하나로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상이 되는 시스템은 복잡한 내부 구조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의 구성, 데이터의 흐름, 전문가만 알 수 있는 업무, 복잡하게 얽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며 이 위에서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의사결정은 어떻게 일어나는지와 같은 것을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실제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하는 것은 "업무분석 Work Analysis"이며, UX 디자이너들이 가지고 있는 리서치 역량이 활용되어야 하는 곳이다 (엔지니어의 분석 결과와 우리 UX 디자이너의 분석 결과는 매우 다르다. 정말 다르다. 엔지니어들은 리서치 발견점과 결론을 너무 빠르게 정리하려는 성향을 가진다. 이점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논의하겠다).
사용자 중심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 리서치를 수행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범위가 사용자 뿐만이 아니라 직원과 그 직원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것으로 넓어진 것이다.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기존 IT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수행한 프로세스 혁신 업무에 비해 UX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리서치 결과는 기존에 찾지 못한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여러 동료들이 과제 의뢰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정리한 성공사례가 많이 있다).
또한 UX 디자이너들이 리서치 수행 후 "디자인 씽킹 Design Thinking"을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디자인 컨셉을 수립하는 것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도 UX 디자이너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로운 모바일 앱을 정의하기도 하고, 여러 웹사이트를 통합하기도 하고, 직원들 간의 빠른 소통을 위한 장치를 고안해 낼 수도 있다. 컨수머 UX와 다른 점은, 더 다양한 사람들과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며, 더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전문 부서들의 업무를 정리하는 것은 통합적인 관점과 고객 중심의 관점을 가진 우리 UX 디자이너들이 어떤 사람들보다 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 초기에 UX 디자이너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늦지 않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 경험관점의 프로세스 혁신(업무분석과 디자인 씽킹)는 다음 글로 하려했으나 그 전에 직원이라는 사용자의 특성과 이를 위한 UX 디자인을 먼저 정리하는게 먼저네요 ^^
#UX #엔터프라이즈 UX #Enterprise UX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DigitalTransformation #업무분석 #WorkAnalysis #디자인씽킹 #DesignThinking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UX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