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문용식, 아프리카TV 창립자,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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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대표의 <디지털 갑질>을 하룻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재밌고 유익했다. 처음엔 추천사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약간의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곧바로 책에 빠져 들었다. 무엇보다 책의 주제가 선명했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와 논거들이 좋았다.
과문한 탓인지 ‘디지털 갑질’이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만약 이동석 대표가 이 책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이 대표는 이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회적, 학술적 기여를 한 셈이다. 우리는 사용하기 어려운 디지털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때문에 매일같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겪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 불편함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디지털 갑질’만큼 적절한 말이 없다.
문제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겪는 불편함을 ‘디지털 갑질’이라고 개념 정의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디지털 갑질’이란 말에는 이미 부당함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기존의 ‘갑질’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듯이, ‘디지털 갑질’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도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디지털 갑질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의 방안은 터무니없이 미흡하다. 특히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시민들은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는 한계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갑질의 가해자가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참고 있을 수만은 없는 문제다.
공공의 정보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이 가진 가장 큰 불만사항은 UI/UX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 정보서비스의 UI/UX 문제는 잘 개선이 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이 문제의 원인을 공무원들의 인식 부족, 인력과 예산 등 자원 할당의 부족, 승진 등 현실적인 동기 부족 등에서 찾고 있었다. 그래서 성공적인 정부 서비스를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들의 이해 수준을 높이고, 공무원들의 성과지표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서 그것만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공공 부문의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핵심 과제는 서비스 기획 단계에 ‘사용자 경험 기획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이를 개발 과정 이전에 수행하는 것이다. 이 역할을 전담할 UX 전문가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이 조직의 권한과 책임으로 개발이 완료된 후 사용성 평가(Usability Testing) 를 실시하고, 서비스 개통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도의 혁신이 있어야 공공부문에서의 디지털 갑질을 막을 수 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디지털 갑질의 예방과 해결 역시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답이 있다. 사용자 중심 설계를 수행할 개발 프로세스와 전문 조직을 갖출 때 비로소 디지털 갑질을 해결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마지막 한마디. 책이 전자책 (e북)으로만 출판된다고 들었다. 저자 사정이 허락하면 종이책으로도 출간되기를 바란다. 디지털 시대에 ‘Digital by Design’ (디지털 우선 설계) 원칙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Digital for All’ 정신도 존중되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e북 제공은 필수지만, 동시에 종이 책을 통해서도 저자의 훌륭한 컨텐츠를 접근하는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김준한, 우리은행 UX 센터장
이렇게 깊이 공감하며, 하룻밤에 책 한 권을 정독한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UX 경력 10년 이상의 실무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나와 같은 공감을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해졌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그러나 분명히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불편함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무심함이 초래하는 손해와 피해를 상기시키며, 왜 UX가 중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Digital Transformation을 단순한 ‘전산화’로만 인식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 그리고 DT를 추진했음에도 변화나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기업의 리더와 대표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또한 각 조직에서 UX 책임자로서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문용식, 아프리카TV 창립자,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이동석 대표의 <디지털 갑질>을 하루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재밌고 유익했다. 처음엔 추천사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약간의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곧바로 책에 빠져 들었다. 무엇보다 책의 주제가 선명했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와 논거들이 좋았다. 과문한 탓인지 ‘디지털 갑질’이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만약 이동석 대표가 이 책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이 대표는 이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회적, 학술적 기여를 한 셈이다.

ⓒ 2022 Rainmaker Design and Counsulting Corp.,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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